70대의 4개월간 남미 여행 소감 – 적응과 느낀점
적응
남미여행 129일째,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하기 전에 기장의 안내방송이 나오고, 안전벨트를 맺다. 고도를 낮추며 천천히 하강하는 것이 느껴지는데 갑자기 우측 코에서 피가 나왔다. 마침 등받이에 있던 휴지로 코를 막고, 조금 있다가 화장실로 가서 씻고, 잘 표시 나지 않도록 휴지로 코를 가볍게 막고 왔다. 여행 중에 큰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해도 긴장이 되었던 것이고, 모든 것을 해소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대전으로 고속버스를 타고 오면서 눈이 많이 보이고, 헐벗은 나무들이 계절이 바뀌었음을 실감케 했다. 집에 무사히 도착해서 안정과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가벼운 옷을 입다가 두꺼운 옷으로 입는 것이 매우 거북스러웠다. 나갈 때도 가볍게 입고 가는 편이었다. 그러다가 겨울 추위를 실감했지만.
시차 적응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농사 짓는다고는 하지만, 잠이 오면 자고, 밤낮을 굳이 가릴 것이 없이 생활하기 때문이다. 설천 농장이 궁금하여 갔다가 사람들 만나고, 저녁 먹고, 잠이 와서 누웠다. 전화가 와서 ‘이 새벽에 누가 전화를 해?’ 생각했는데, 저녁 7시 30분이었다. 다음 날도 자다가 전화를 받았는데 저녁 9시 조금 넘어서였다. 이런 것도 시차 적응일 것이다.
여행 중에서 내 몸이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곳은 가장 고생한 발바닥이었다. 발바닥 한쪽이 뭉친 것같이 아팠는데, 발바닥을 보니 발바닥 지문을 따라 하얗게 갈라진 곳이 아픈 것이었다. 영양 크림을 발랐다. 습한 곳에 있다가 건조한 겨울 환경에 가장 고생한 발바닥이 견디지 못하는 것 같았다. 습도가 낮아 목이 칼칼할 때도 있다.
화장품을 잘 바르지 않았는데, 얼굴과 손에도 영양 크림을 발라주었다. 고산과 여름 해안의 강한 햇빛에 많이 노출되었었는데, 참고 견디어준 발, 얼굴, 손, 모든 내 몸에게 미안하다. 날이 풀리면 경옥고로 영양 보충을 해야겠다.
이 몸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끝까지 잘 지탱해 준 내 몸이 고맙다.
느낀 점
남미, 가장 먼 나라들 과연 제대로 여행을 마칠 수 있을까 생각했었지만 무사히 마쳤다. 이제 다시 갈 이유나, 시간적 여유도 없을 것이다. 말은 나누지 못했어도 많은 사람과 섞여 지냈다. 택시 기사와 여행사에 적당히 속았지만 이해한다. 내가 젊었을 때 우리나라도 그랬었다. 그 수준에서는 그렇게 살아남아야 한다. 지금 우리 경제가 나아졌다고, 그들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고 참견이나 비난할 수 있을까? 내 기준을 그들에게 맞추어야 한다.
노점상, 거지, 쓰레기를 마구 버리거나 멋진 포옹을 하는 그들은 그대로 살아갈 것이다. 내가 그들의 습관과 전통, 생활방식을 바꿀 수는 없다. 나를 도와주고, 속였던들 극히 일부의 사람들을 보고 남미 사람들이 이렇다저렇다 하지만 극히 일부일 뿐이다. 나는 그저 구경하러 온 떠돌이 여행자로서 이렇고 보고 저렇게 느끼며 극히 좁은 면만 보았을 따름이다.
그저 그런 세상, 다 사람 사는 세상인데, 그러려니 하고, 내 몸만 원래 왔던 곳으로 제자리로 찾아왔으면 되는 것이다. 내 인생도 내가 처음 왔던 곳으로 점차 가까이 다가가는 삶의 여행을 마무리를 향하고 있다. 인생은 여행, 돌아오지 못할 곳에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다.
70대 중반에 남미 여행 그것도 단독 배낭여행으로 갔다고 하면, ‘미쳤다’, ‘대단하다’, ‘멋있다’라고 한다. 다 맞는 말이다. 호기심에 여행을 감행했지만 무지했으니 실행했을 것이다. 엉덩이, 장딴지와 발바닥이 아팠지만 감기도 걸리지 않고, 걱정했던 고산병도 적응했고, 체력이 잘 버티어 주었다.
이 몸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끝까지 잘 지탱해 준 내 몸이 고맙다. 여행 경비를 대주고, 많은 염려를 해준 집식구, 동생들, 자식들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한다. 아무리 좋았던들 다시 가 보지 못할 여정이었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국가의 경제 지표
일반적인 GDP 같은 통계 자료가 아니라, 여행하면서 국가에 따른 부유를 가늠해 보는 경제 상황을 체크하는 방식을 내 나름대로 정해 보았다. 이들은 통계를 정확하게 낼 수 없는 항목들이존재하만 내 기준으로 보자면 3 그룹으로 나눌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 칠레 → 페루, 브라질 → 콜롬비아, 에콰도르, 볼리비아 순이다.
- 화장실의 무료화와 청결
- 도로가 깨끗하게 유지되는 정도 : 차선의 도색 등
- 도로가 깨끗하게 유지되는 정도; 차선의 도색 등
- 난폭 운전 정도 : 오토바이, 삼륜차, 자전거의 이용
- 운전자가 보행자에 대한 양보
- 버스, 지하철 등의 장애인 태우는 시설
- 거리의 구걸자 수와 정도
- 버스 내와 길거리의 노점상
- 깜비오(환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