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의 4개월간의 남미 배낭여행 비용
여행에서 중요한 것들은 무엇보다도 건강, 체력이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여행은 다리 떨릴 때 가지 말고 가슴 떨릴 때 가라고 했다. 매년 체력이 조금씩 약해지는 것을 느끼지만 가슴 떨릴 만큼 설렘은 없고 예전과 같이 지독한 호기심도 없이 그저 덤덤했다.
남미 여행에 대하여 거의 알지 못했는데 인터넷을 뒤지다가 어느 여행사에서 남미 여행 설명이 있다고 하여 예약금 3만 원을 보냈다. 높은 건물들에서 장소를 찾기 어려워 30분이나 지각하여 도착했다. 기대했던 여행 설명은 패키지 여행이었고, 남미에 대한 정보보다는 여행사 이용하였을 때의 좋은 점들로서 고급 호텔, 한식 등의 이야기였다.
18일 여행에 1,800만 원이라고 한다. 물론 빠른 이동과 좋은 식사와 숙소가 있겠지만 현지 감각을 제대로 못 느끼고, 이끌려 따라갔다 오는 것이다. 패키지 여행으로 가려면 여행사의 요금 책정과 개인적인 지출을 고려하면 평균 하루 1백만 원 꼴이다. 30일이면 3천만 원이다. 당시 6개월 여행을 계획했으므로 거금이 필요하다. 이 나이에 가장 큰 문제는 건강과 쌍벽으로 이루는 경비 문제로 나에게는 전혀 맞지 않은 다른 세계 이야기였다.
단독 배낭여행으로 얼마가 소요될지 전혀 감이 없었다. 그래서 교통비와 관광비는 어쩔 수 없고, 저렴한 숙소와 음식비를 아껴서, 하루 10~15만 원으로 잡고, 165일에 대략 2,500만 원이 든다. 비행기 푯값과 준비물을 포함하면 3∽4천만 원이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미여행 경비 조달
집식구가 1,500만 원을 마련해 준다더니 출발 약 한 달여를 앞두고, 다른 쓸 일이 있다며 여행 예산이 1천만 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돈 없어서 못 가랴. 내가 없어도 농장 전기료, 보험 등으로 나가는 돈이 한 달에 1백만 원 정도는 될 것이므로, 지급받는 국민연금에서 약 1백만 원 남는다면, 5개월이면 5백만 원이다. 끌어모으면 되겠다 싶었다. 억지로 쥐어짜면서 여행하고는 싶지는 않으므로 가다가 못 가면 되돌아오면 되는 것이다.
약 1주일 전부터 아들과 딸들이 돈을 부쳐주었다. 3명에게서 많이 와야 5백만 원이 넘을까 했는데 1천만 원이 되어서 무척 힘이 났다. 게다가 어머니 제사와 추석 때 동생들이 와서는 경비에 사용하라며 보탰는데, 그 돈이 5백만 원이나 되었다. 내 돈 빼고도 2,500만 원이 확보된 것이다.
자식이나 동생들에게 돈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는데 거금이 모이니 괜히 신세를 지면서 가는 기분이 들고 미안했다. 갔다 와서 여행 이야기를 하면서 고마움을 표해야 할 것 같다. 동생들은 고생하지 말고, 한두 달만 갔다가 돌아오라고 했다. 여러 사람의 도움과 지원을 받으니 이제 여행을 안 갈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70대의 4개월간의 남미 배낭여행 결과
여행 경비는 숙박, 교통, 음식, 관광요금이 대부분이다. 절약을 위해 도미토리 형식의 2~6인용 호스텔에서 많이 잤고, 어쩔 수 없을 때 경비행기를 탔고, 8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버스는 수없이 많이 탔다. 24시간 이상 걸리는 곳도 여러 곳 있었다. 장거리 버스에서 자면 숙박비가 절약된다. 원래 맛 좋은 음식에 관심 없었으므로, 길거리 음식을 사 먹는 것이 편리하고 흥미로웠다. 관광요금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독한 구두쇠같이 굴지는 않았고, 돈 지출에 대하여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이 정도의 평범한 배낭여행에서, 굳이 경비가 얼마나 들 것인지 생각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지 물가가 비싸지 않으므로 경비에 대하여 큰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아껴야 얼마나 더 아끼겠는가.
남미여행을 6개월은 가지 못했지만, 129일 여행에 왕복 항공기 값을 포함하여 약 2,500만 원이 들었으니 전체 비용은 하루 평균 약 20만 원 꼴이다. 이 정도면 아끼고 아낀 여행 경비 아닌가?
